• 메인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천로역정
  • 2016.10.31
  • 조회수 368
  • 추천 0
첨부파일 1개
    9월초 어느날 아주 오랜만에 기독교관련 서점을 들렀다. 가끔씩 볼일로 들렀던 광고회사 옆에 있던 서점이었는데 그냥 지나쳤던 적이 수십번이었던 서점이 오늘 눈에 들어왔다. 사실, 그곳은 십수년전 내가 회사를 창립했을 때의 동네여서 그 당시에도 몇 번 그 서점을 들러서 서적을 비롯한 여러 기독교관련 물건들을 사기도 하였던 곳이었는데 아직도 그곳에 영업을 하고 있었고 며칠전에서야 비로소 우연히 아무 이유도 없이 다시 문을 들어서게 되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장년의 여자분이 주로 계셨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며칠전에는 중년의 남자분이 계셨다. 무엇을 사야겠다는 목적없이 방문하였던 것이라 딱히 무엇을 구매할 생각은 없었고 단지 둘러보는 정도의 의미를 두었다. 그분도 별다른 반응이 없이 눈인사로 맞이하였기에 부담이 없었으며, 문입구의 조그마한 원형탁자에 초로의 남자분이 스마트폰으로 뭘 열심히 검색하는 듯했고 서점 안에는 잔잔히 성가가 흘러나오는 여름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느즈막한 오후 다소 한가롭고 여유를 조금 부리는 소박하고 너무나 평범한 시간이 한 곳에서의 흐름으로 자리하는 곳이었고 그곳에서 아무런 방해를 받지않고 그 공간에서 나는 함께 잠시나마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소박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곳에는 좌판에 늘려놓은 각종의 성경이 눈에 띄었고 그곳을 몇발짝 지나면 기독교관련 수필집, 명상집, 소설책 등과 함께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등등의 안내판이 있는 서적들과 조금 더 안쪽 책꽂이에는 나름의 각종 전문 해설서와 성경주해서 등이 자리잡고 더 안쪽 구석으로는 아동용 도서와 각종 이해를 돕기 위한 소도구들과 함께 어란아이들의 눈높이에 적당한 높이와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모퉁이 후미진 곳에는 전집류의 전문 주해서와 성서강해서 등 다소 손길이 뜸한 책들이 위치하고 있다. 그 건너편으로는 액자와 각종 성경문구, 십자가 등등의 장식소품과 교회 행사용 여러 필요한 물품들이 비교적 정연하게 손님들의 다정한 손길과 따사로운 눈맞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쪽으로는 에어컨의 선선한 바람이 덜 미치는 곳이지만 나름 조용하며 자기만의 공간이 있을 법한 곳에 주인장의 휴식을 위한 안락한 의자가 놓여 있었다. 한적하게 눈을 부치는 나름의 안식처일까...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에서는 이러한 곳이 그리 흔치않은 이러한 공간이 지금도 있음을 순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나의 감성일까?

  

     내가 기독교관련서점이 눈에 띈 것은 사실 며칠전 아내의 성경공부관련 서적구입을 나에게 요청한 까닭이기도 하였다. 아내는 건강상의 이유로 늦게 예정된 시일보다 늦게 아이들이 있는 말레이시아로 돌아가게 되어 교회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성경통독반에 뒤늦게 합류하게 되어 인원에 맞추어 구입한 교재를 마련하지 못하여서 수업에 애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레이시아라는 타지에서 한국어로 출간한 교재를 구입하는 것은 미리 예정된 수량을 선주문하거나 오고가는 인편으로 전달하거나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러한 걱정은 다행히 해소되어 굳이 내가 서점을 들러 구입하지 않아도 되긴 하였지만 오랜만에 눈에 들어온 기독교관련서점을 그냥 지나치지 않음을 문을 들어서서 금방 다행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것저것 생각없이 아무런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이 책 저 책을 펼쳐보거나 제목들을 조용히 지나치다가 문뜩 눈이 몇 번씩 지나치면서 정지되는 제목이 『천로역정』이란 책이었는데, 동일한 제목으로 부제가 딸린 몇권의 책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내 나이 정도면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1800년대 후반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문학서라고 교과서 내용에도 나왔음을 어렴풋한 기억으로 책 제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기독교소설이다. 나도 그 무렵 교회를 열심으로 다녔기에 동일 제목의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새로웠다. 다만, 그때의 느낌은 주인공의 이름이 ‘크리스쳔’ 즉, 기독교인이었고 등장하는 인물이 가상의 이름을 가진 것이 아니라 보통명사로 ‘믿음’ ‘소망, ’무지‘ 등등으로 등장인물이 작성되었다는 것이 이채로운 정도의 수준으로 별다른 신앙적 감응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정도에 불과한 기억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천로역정(天路歷程)’ ‘The Pilgrim's Progress'은 존 번연(John Bunyan 1628~ 1688)이 330여년전에 저술한 책으로 지금까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출간되고 100여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어 읽혀지는 고전이다. 존 번연은 영국 청교도(침례교) 목회자이자 작가인 그가 당시 영국의 왕정복고로 인한 종교탄압에 의한 12년간의 투옥생활에서 성령의 감화를 받고 저술한 1678년 제1부, 1684년 제2부에 걸쳐 천로역정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는 가난하고 평범한 대장장이 땜장이 아들로 태어나 초등교육밖에 받지 못하였고 청교도혁명 과정에 역사에 휘말린 사소하고 평범한 내전에 참전하는 군인으로 동료들의 죽음에 삶의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때까지 그는 신앙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청교도인 마리아라는 여인과 결혼하면서 그녀가 결혼지참으로 가져온 몇권의 신앙서적을 읽음으로서 비로소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리고, 1653년 베드포드침례회의 존 기포드(John Gifford) 목사에게 침례를 받고 침례교인이 되었으며 평신도로서 전도와 설교를 하다 1660년 투옥생활을 하게 되고, 1672년 석방후 침례교회 목사로 임직되었고, 1675년에 또다시 감금 당하게 되는 고통을 겪었다. 1688년 런던으로 갔다가 비를 맞아 열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그는 많은 설교와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총(Grace Abounding to the Chief of Sinners)』『거룩한 전쟁(The Holy War)』등의 여러 저술이 있다.

천로는 ‘천국으로 가는길(the pathway to Heaven)’이라는 뜻이고 역정은 ‘지금까지 겪어온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 제목을 보면, ‘청교도 순례자의 전진’이라는 뜻이다. 크리스쳔이라는 주인공이 순례자로서 천국의 문을 향하는 과정이므로 우리나라에서 ‘천로역정’이라는 제목은 정말 탁월한 은혜로운 번역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한글화된 세대들에게는 그 뜻의 이해가 선뜻 다가서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천국을 향하는 순례자의 여정’ 정도로 해석해 봄직도 하다.

 

     2년전, 이제까지의 삶의 터전에서 완전히 새롭게 전환된 생활과 생각의 변화, 일들과 만나는 사람의 생소함 등 24시간 가운데 잠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이전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까닭에 함부로 그 감정조차 표현할 수 없는 지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래서인지 며칠전의 행동과 ‘천로역정’이라는 책의 우연한 조우는 나에게 순간 전율이 살짝 지나가는 잔잔한 충격이었다. 그러함에도 그 책을 눈에 집중하기에 잠시 머뭇거렸고, 다른 몇권의 기독교서적을 고르고 난뒤에야 비로소 동일한 제목을 가진 여러책들 중에서 『읽기쉬운 천로역정』이라는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우선, 그 책의 내용이 수십년전 나에게서는 내용의 전달에서 바로 이해되지 않았었다는 애매모호한 기억이 있었고 다른 ‘천로역정’이라는 책들이 ‘해설’이라는 제목들이 수반된 것들이었기에 때문이었다. 왜 사람들은 그 책에 그리고 나는 그리 복잡한 내용도 담기지 않은 그야말로 한 인간이 천국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몇가지의 일들을 간결한 문체로 작성된 소설에 그토록 오랫동안 읽혀지고 또한 해설서까지 첨가되어야 할 정도의 난해한 내용인지 다 읽고 난 뒤인 지금도 명확히 간단한 문장으로 설명할 순 없다.      

     한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각자의 일정이 순탄하지 않게 질곡이 많다고 다수의 보통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그 삶의 주인이 우리 자신이고 그 자신이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이 자리잡을 때 즈음이면 어느덧 청소년기를 거친 후 성인이라는 나이에 삶의 무게의 짐을 하나쯤 이상은 짊어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삶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과연 우리의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삶의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만큼 이겠는가?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옵니다. 자유와 기쁨 베푸시는 주께로 갑니다. 병든 내 몸이 튼튼하고 빈궁한 삶이 부해지며 죄악을 벗어버리려고 주께로 갑니다....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 교만한 맘을 내버리고, 죽음의 길을 벗어나서 예수께로 나갑니다. 영원한 집을 바라보고 주께로 갑니다.(찬송가 272장)” 이러한 마음이 우리에게 들 때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경험들을 해보지 않았을까?

 

     소설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쳔은 바로 나 자신이며 그 속에 수많은 보통명사의 이름을 가진 등장인물과 그들과의 대화 내용들이 실제 우리 삶속에서 공존하는 실존적 사실들임을 느낌을 가진다면, 그 책을 읽어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는 성령의 감동 감화를 받으시는 분들임에 분명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삶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을 상실하면서 그날 그날의 시간틀 속에서 편한 숨조차 돌릴 수 없는 살아가고 있다. 아니 그러한 생각이 오히려 사치라고 여길만큼 그러한 생각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떠한 도움조차도 없다고 여기는 경우도 수도 없이 겪는 것이 우리 삶의 현재의 모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어떠한 경로로든 읽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의 삶의 휴식이 있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그러한 고민을 한번씩은 아니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는 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위안의 마음을 가지고서 작성하여 본다.

 

      주인공인 크리스쳔은 왜 어떠한 동기로 무거운 짐을 지고서 천국가는 길을 찾아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일정을 떠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은 가지고 있지않다. 아마도 그것이 일생의 솔직한 형태인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무슨 결정적인 동기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내와 자식과 주변 동네주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서 준비가 완벽치 않은 상태로 오히려 미치광이 취급을 받으며 여행길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전도자(Evangellist)', '도움(Helper)', '믿음(Faith)', '소망(Hopeful)' 등등과 같이 순례길에서의 구원의 동역자나 '해석자(Interpreter)의 집', '아름다움이라는 저택' 등과 같은 안식처와 휴식처가 우리의 삶의 여정속에서도 간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고집’, ‘변덕장이’, ‘세상의 현자(Worldly Wiseman)’, ‘교만(Pride)’, ‘불만(Discontent)’, ‘무지(Ignorance)’, ‘무신론자(Atheist)’ 등등과 같이 우리의 삶속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미혹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많은 것들이 실재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또한, ‘아볼루온(Apollyon)’, ‘곤고산(Difficulty)’,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The 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허영의 시장(Vanity Fair)’, 등과 같은 우리를 유혹하여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각종 장소와 시설물들과 대적하여 이겨내야 하는 어려운 세상을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가 겪는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양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는 쉬운 일을 아니다. 인간의 방법은 바르지 못하며 옳은 길에서 벗어나 있으나 깨닫지 못하고 있다.(시 125:5, 롬 3:12) 우리는 그때마다 무릎을 꿇고(시 95:6, 단 6:10),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렘 29:12,13) 하나님께 예수님을 계시해달라고 성령께서 인도해달라고 간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죄지은 것을 속죄해 달라고 하면, 그 분은 오래전부터 자기를 찾는자 들에게는 용서와 죄사함을 주신다고(출 25;22, 렘 16:2, 민 7:89, 히 4:16)하셨다. 우리는 그 믿음과 소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침내 죽음의 강을 지나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복이 있으므로 그들이 생명나무에 나아가며 문들을 통하여 성에 들어갈 권세를 받을 수 있게 해주실 것이다.(계 22:4)


 

  • 최의혁2016.10.31 18:14

    이 글은 신용민 집사님이 2016.10.24 자유게시판에 올리신 글이며
    사진은 교회도서실에 있는 서적 <천로역정: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 의
    표지입니다.